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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아츠쿄카/슝깡님 리퀘스트] 월화수목금토일 본문

BSD

[아츠쿄카/슝깡님 리퀘스트] 월화수목금토일

@YatMatK 2016. 12. 5. 20:58



스웨덴 세탁소의 월화수목금토일을 들으며 작업했습니다 :)

같이 들으시면서 보시면 더 좋을지도...?









 24시간이 하루, 월화수목금토일이 일주일. 그렇게 일곱 번의 24시간동안 너를 쫓고 있었다. 물론 당연히 너는 모를테지만, 나는 눈으로나마 너를 쫓고 있었다. 유난히도 네 옆이면 발걸음이 가벼워서. 약간 넋이 나간 상태로 너를 바라보고 있으면 그게 어느 무엇보다 행복하다. 네가 무엇을 좋아하더라. 겉으로는 애어른 같은 모습을 하곤 속은 그 어느 아이보다 순수했더랬지. 그때 같이 먹었던 크레이프도 좋았다고 했었고, 유두부도 좋아했어. 토끼를 그 어떤 것보다 좋아하고, 밖을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했어. 그럼 오늘은―




 “어디로 갈 거야?”



 “그때 갔던 곳, 다시 가지 않을래?”



 “…좋아.”




 머뭇거리는 너의 표정에서 약간 붉어진 볼을 발견할 때면 ‘아, 좋아하고 있구나.’라고 확신해 버린다. 그래도 확신과 다르지 않게 넌 늘 좋아했으니까. 그게 나와 함께여서라면 더 좋겠지만― 사실 그건 바라지도 않고.



 놓칠까 살짝 마주 잡은 손바닥에 땀이 흐른다. 더운 날도 아닌데. 또 심장은 빠르게 뛰어서 내 가슴 부근까지 오는 네 키라면 이 소리가 들릴까 걱정이 되었다. 얼굴 빨개지진 않았을까? 손에서 계속 흐르는 땀이 불쾌하진 않을까? 혹시 너무 긴장해서 걸음이 빠른 건? ― 난 이런 사소한 것조차 제어되지 않는 처음인데, 과연 너는 어떨까. 요즘 다들 시작이 빠른 것도 같던데 너도 그런 거일지도 모르지. 그런데 너도 처음 같았다. 그래서 더 내 몸엔 커다란 풍선이 묶인 것마냥 가벼웠다.




 “토끼….”



 “큰데 들고 움직일 수 있을까?”



 “…응!”




 그래. 대화에도 승자가 있다면 네가 가뿐히 이겼을 그 대화를 마치고 네가 갖고 싶어한 너와 비슷한 크기의 토끼 인형을 구입했다. 그걸 들고 움직이는 네가 그렇게 귀여웠다. 오늘이 월요일이니까, 이 모습을 남은 6개의 요일에서도 보고 싶을 정도로. 그래서 열심히 담았다. 마치 놓치기 싫어 꼭 붙잡는 아기의 손에 들린 풍선처럼, 지금 이 순간을 붙잡았다.




 자리를 옮겨 밥을 먹었다. 배가 고팠는지 한 쪽 볼이 팽팽해질 정도로 먹는 널 보면서 또 한 번 생각했다. 이건 어쩌면 한 손으론, 두 눈으론 안될 어마어마한 행복이라고. 네게 물을 건넨 뒤 작게 웃었다. 이정도면 꽤 가까워진 것 같지? ―그 사실에 설레지 않을 수가 없었다―




 “배 부르다.”



 “그러게.”



 “아츠시, 있지.”




 이미 몇 번은 들었던 네 목소리의 내 이름이 간질였다. 이름에도 감정이 있다면, 분명히 참지 못하고 도망 갔을 것이다.




 “아츠시는 내가 좋아? 날 보고 있을 때마다 얼굴은 사과를 닮아있고, 행동은 방금 막 동작을 배운 로봇 같아. 그리고 나는, 그런 아츠시를 보고 있으면 얼굴이 딸기가 되어버리고, 행동이 얼음처럼 딱딱해져.”




 들켰구나―라는 생각이 들 줄만 알았던 순간에 갑자기 네 눈에 담긴 내가 행복하다는 것을 알았다. 온 몸으로 감싸도 감당하지 못할 정도의 행복함에 이번엔 내 눈에 담긴 네가, 그렇게도 예뻤다. 들키고 싶었던 건가― 그럴지도 모르겠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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